인문주의 사피엔스

한자(漢字)의 원리 본문

지식정보/한자

한자(漢字)의 원리

인문주 2022. 3. 14. 18:28
반응형

한자는 동아시아에서 만들어져 오랫동안 널리 사용된 인류 문명의 유산입니다. 중국, 대만, 홍콩, 마카오, 싱가포르, 일본 등 한자 사용이 필수인 국가들 외에도 대한민국, 북한, 몽골, 베트남 등의 한자 문화권 국가들에서 사용하는 단어의 상당수가 한자어로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한자를 배우고 익히면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한자를 익히는 데는 무작정 외우는 것보다 한자가 만들어진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됩니다.

 

자연, 사람 그리고 문명

수렵 생활에서 벗어나 농사를 짓기 시작한 고대인들은 삶의 여유가 생기자 예술과 기록의 본능이 살아났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고 새기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세계 각지에서 수많은 종류의 글자가 만들어졌습니다. 그 글자들의 대부분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오랫동안 살아남아 지금까지 사용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살아남은 대표적인 문자가 한자입니다. 황하 문명을 일으킨 고대의 중국인들 역시 눈에 보이는 것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해, 달, 흙, 밭 같은 자연의 모양을 그렸습니다. 눈, 입, 손 같은 사람의 모양도 그렸습니다. 그리고 옷, 칼 같은 물건의 모양도 그렸습니다.

 

상형문자(象形文字)

상형은 모양(象 코끼리 상)과 형상(形 형상 형)입니다. 상형문자는 사물의 모양을 본떠 만들고 다듬어 완성한 글자입니다. 예를 들어 日(일)은 해의 모양을 본뜬 글자입니다. 月(월)은 달, 土(토)는 흙, 田(전)은 밭의 모양을 그린 글자입니다. 사람의 신체 기관도 그렸습니다. 目(목)은 눈, 口(구)는 입, 手(수)는 손의 모양을 본떴습니다. 물건의 모양을 그린 글자로는 옷의 모양을 그린 衣(의), 칼의 모양을 그린 刀(도) 같은 글자들이 있습니다.

상형문자

 

지사문자(指事文字)

보고 그릴 만한 구체적인 모양이 애매하거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숫자나 방향 같은 경우입니다. 그런 추상적인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가 지사문자입니다. 지사는 사건(事)을 가리킨다(指)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上(상)은 위쪽 방향, 下(하)는 아래쪽 방향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숫자의 경우로는 하나를 뜻하는 一(일), 둘을 뜻하는 二(이) 등이 있습니다.

 

회의문자(會意文字)

기존의 글자를 조합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생각의 결과입니다. 그렇게 옛날 사람들은 상형문자나 지사문자를 조합해서 새로운 글자를 만들었습니다. 그 결과가 뜻(意)을 합친(會) 글자를 의미하는 회의문자입니다. 대표적인 예로서 쉴 휴(休)는 나무(木)에 기대어 쉬는 사람(人)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마을 里(리)는 밭(田)과 흙(土)이 있는 마을을, 수풀 林(림)은 나무(木)가 모여 이룬 숲을 나타낸 글자입니다. 그리고 나무(木)가 더 많아 빽빽한 숲을 표현한 글자가 빽빽한 수풀 森(삼)입니다. 좋을 好(호)는 여자(女)와 아이(子)가 함께 하니 좋다는 뜻이고, 볼 看(견)은 손(手)을 눈(目) 위에 대고 보는 모습을 표현한 글자입니다.

회의문자

 

형성문자(形聲文字)

옛날 사람들은 더 많은 글자를 만들기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았습니다. 그것이 사물(形)로써 뜻을 삼고 소리(聲)를 취해 만드는 형성문자입니다. 예를 들어 큰 바다 양(洋)은 물(水)을 뜻으로 삼고 양(羊)을 소리로 취한 글자입니다. 또는 완전히 똑같지 않더라도 비슷한 소리를 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강(江)은 물(水)을 뜻으로 삼고 공(工)을 소리로 취한 글자입니다. 형성문자의 수는 전체 한자의 대부분(80% 이상)을 차지합니다. 野(들 야)는 마을(里)의 뜻과 여(予)의 소리, 海(바다 해)는 물(水)의 뜻과 매(每)의 소리, 梅(매화 매)는 나무(木)의 뜻과 매(每)의 소리를 취한 글자입니다.

형성문자

 

육서(六書)

한자를 만드는 여섯 가지 방법을 육서라고 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네 가지 종류에 더해 전주문자(轉注文字)와 가차문자(假借文字)가 있습니다. 전주와 가차는 이미 존재하는 글자의 소리나 뜻을 바꾸어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입니다. 전주는 주석 또는 주해(注)를 바꾼다(轉)는 의미로서 대표적인 예는 악(樂)자입니다. 원래 악(樂)은 악기나 노래를 뜻하던 글자였지만 이후 그 뜻과 소리가 ‘즐길 락’과 ‘좋아할 요’로 바뀌었습니다. 가차는 어떤 뜻을 표현하는 글자가 없을 때 뜻은 다르지만 소리가 같거나 비슷한 글자를 빌려쓰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스스로 자(自)는 원래 코를 뜻하는 상형문자였지만 후에 '자기'를 표현하기 위해 빌려쓰게 되었고 지금은 '스스로'의 의미로 고정되었습니다.

 

부수(部首)

수많은 한자들을 정리해서 분류하고 정렬하기 위한 색인으로 삼은 한자들을 부수라고 합니다. 부수의 대부분은 상형문자나 지사문자이며 1획부터 17획까지의 한자들로 분류됩니다. 예를 들어 2획의 상형문자인 人(사람 인)은 以(써 이), 來(올 래), 今(이제 금) 같은 한자들의 부수입니다. 7획의 회의문자인 里(마을 리)는 重(무거울 중), 野(들 야) 같은 한자들의 부수입니다. 16획의 상형문자인 龍(용 룡)은 [수다스러울 절]의 부수입니다. 

수다스러울 절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