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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10주년 전면개정판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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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레이코프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10주년 전면개정판

인문주 2022. 6. 24.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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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왜 부유하지 않은 다수의 서민들이 자기 이익에 반해 소수 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보수 정당에 투표하는가?"

 

이 질문은 미국의 인지언어학자 조지 레이코프가 2004년에 <Don’t Think of an Elephant! Know Your Values and Frame the Debate>라는 원제로 출간해 베스트셀러가 된 후 2014년에 내용을 대폭 보강한 <10주년 전면개정판>으로 다시 출간한 책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한 것입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 문제를 다루는 차원을 넘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줍니다. 예를 들어 인류의 생존을 좌우할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위기를 바라보는 진보와 보수의 관점은 완전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보수 세력은 기후 위기 문제를 부정하고 무시합니다. 그리고 부유하지 않은 보수주의자들은 자기 이익과 일치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보수 정당에 투표합니다. 결과적으로 기후 위기를 부추기고 가속화하는 보수의 정책들이 시행됩니다. 심각성을 인식한 진보주의자들이 사실을 들이대지만 보수주의자들은 간단히 무시해버립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는 그에 대한 조지 레이코프의 해법을 담은 책입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전면개정판]: 손석희 추천도서, 저자: 조지 레이코프, (감수) 나익주 - Googl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전면개정판]: 손석희 추천도서 - 저자가 조지 레이코프, (감수) 나익주인 eBook입니다. PC, Android, iOS 기기에서 Google Play 북 앱을 사용해 이 책을 읽어 보세요. 책을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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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익에 반하는 행동

서민들이 자기 이익에 반해 행동하는 것이 사실일까요? 조지 레이코프는 ‘세금 구제(tax relief)’와 ‘오바마 케어’라는 두 가지 정책을 실제 사례로 언급합니다.

 

세금 구제 정책은 미국 공화당의 대표 정책입니다. 세금 구제 정책은 쉽게 말해 세금을 깎아주는 정책입니다. 세금을 깎게 되면 그 혜택은 당연히 세금을 많이 내는 부유한 상류층에게 집중됩니다. 그리고 깎인 세금 만큼 공공 인프라와 서비스에 쓰일 예산이 줄어듭니다. 결과적으로 공공 인프라와 서비스의 질이 낮아져 발생하는 피해는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서민들이 공화당에 표를 던집니다.

 

오바마 케어의 경우도 상황이 비슷합니다. 오바마 케어는 한마디로 ‘저렴한 건강보험법’입니다. 공화당은 저렴한 건강보험법에 필사적으로 반대합니다. 이상한 점은 비싼 건강보험료 때문에 고통받는 미국의 서민들도 오바마 케어에 부정적 인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수의 서민들이 공화당에 표를 던집니다.

 

진보주의자들의 착각

진보주의자들은 부유하지 않은 보수주의자들이 자기 이익에 반해 공화당에 투표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끼고 그들에게 진실을 들이댑니다. 하지만 보수주의자들은 진보주의자들이 들이대는 진실을 비합리적이거나 어리석은 것이라고 여깁니다. 그런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는 진보주의자들은 그냥 보수주의자들이 어리석다고 생각해버리고 맙니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주의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계몽주의 철학에서 비롯된 신화를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진리가 우리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인 존재이므로, 우리가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주기만 하면 그들은 옳은 결론에 도달할 것이다. [50페이지]

 

자기 이익에 반하여 행동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따라서 합리적이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기 이익에 기초하여 사고한다. [53페이지]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진보주의자들은 보수주의자들에 대해 착각하거나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리석지 않습니다. 그들은 똑똑하기 때문에 이기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말하는지 이해하고 있습니다. [52페이지]

 

자기 이익에 반해 행동하는 이유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자기 이익에 반해 투표할까요?

 

그들은 분명히 자기 이익, 또는 미래의 기대 이익에 반하여 투표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반드시 자기 이익에 따라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가치에 따라 투표합니다. 그들은 자기가 동일시하고픈 대상에게 투표합니다. … 사람들이 자기 이익에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이 아니라 자기의 정체성에 투표한다는 말입니다. …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입니다. [55페이지]

 

사람들은 스스로 판단하기에 옳은 신념과 도덕적인 세계관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행동합니다. 그런 도덕적 신념은 무의식적입니다. 사람들은 마음에 품고 있는 도덕적 관점에 대해 의식조차 못할 때가 많습니다. 정치가 보수와 진보로 갈라지는 것은 바로 그런 도덕 체계의 차이 때문입니다.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는 옳고 그름에 대한 인식이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보수와 진보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이 서로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진보적 도덕 체계의 중심은 감정이입이고 보수적 도덕 체계의 중심은 행복 체계입니다. 진보적 도덕 체계에는 개인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이 둘 다 포함되어 있고, 보수적 도덕 체계에는 오로지 개인적 책임만 있습니다. 보수는 국가를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이라고 여기고 진보는 국가를 ‘자상한 부모의 가정’이라고 여깁니다. 

 

보수의 세계관

보수주의자들의 눈에 세상은 원래 험하고 살아가기 힘든 곳입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강하고 엄격한 아버지가 필요합니다. 엄격한 아버지의 세상에서는 개인의 책임과 사익의 추구가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도덕적인 행동이며 그런 사람이 선한 사람(good person)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선행을 하는 사람(do-gooder)일 뿐입니다. 선행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다른 사람들을 도우려고 함으로써 선한 사람들을 방해하고 세상을 엉망으로 만듭니다. 

 

보수주의자들이 보기에 사회복지 프로그램은 사람들을 의존적으로 만들기 때문에 비도덕적입니다. 그래서 보수주의자들은 유아 교육, 빈곤층을 위한 메디케이드, 최저 임금 인상, 실업 보험에 반대합니다. 

 

결론적으로 미국의 서민들이 자기 이익에 반해 공화당에 표를 던지는 이유는 그들이 어리석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이 스스로 판단하기에 옳은 신념과 도덕 또는 가치에 부합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진보의 세계관

진보주의자들의 세상은 완전히 다릅니다. 진보주의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상한 보살핌입니다. 

 

자상한 보살핌이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세 가지 뜻을 품고 있습니다. 첫째는 감정이입, 둘째는 자신과 타인에 대한 책임, 셋째는 자신뿐만 아니라 자기 가정, 공동체, 국가, 세계를 위한 헌신입니다. [41페이지]

 

진보주의자들은 부모가 자녀의 상태와 감정에 이입하여 보호하듯 환경 보호, 노동자 보호, 소비자 보호, 질병으로부터의 보호에 중점을 둡니다. 그래서 진보주의자들은 민주당에 투표하는 것이 가난한 사람들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보수주의적 빈곤층에게 거듭해서 설명합니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그들은 스스로 판단하기에 옳은 신념과 가치에 따라 투표할 뿐입니다.

 

보수와 공화당은 이상적 신념을 말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말합니다. 즉 자기 지지자들의 프레임을 이용하여 그들을 향해 발언합니다. 자유주의와 진보주의의 후보들은 여론조사에 따라, 좀 더 오른쪽으로 이용하여 ‘중도적’인 입장이 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 보수주의자들은 전혀 왼쪽으로 이동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러고도 이깁니다! [56페이지]

 

보수와 진보의 물리적 차이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도덕 체계와 세계관은 왜 다를까요?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보수와 진보의 차이는 ‘물리적’ 차이입니다. 물리적이라고 표현하는 이유는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을 통해 발견된 실제적이고 물리적인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인지과학과 신경과학의 연구에 따르면 진보주의자와 보수주의자의 뇌 속 신경 회로는 서로 완전히 다릅니다. 

 

보수와 진보의 신경 회로는 각각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과 ‘자상한 부모의 가정’으로 비유되는 세계관과 도덕 체계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람들이 두 가지 세계관과 도덕 체계 가운데 하나에 전적으로 의존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사람들은 ‘엄격한 아버지의 가정’과 ‘자상한 부모의 가정’ 모형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보수와 진보 사이의 ‘중간층’에 속한 사람들은 두 가지 모형을 모두 지니고 살면서 경우에 따라 둘 중 하나를 활성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서로 다른 영역에서 상이하고 모순된 도덕 체계에 따라 행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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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

생각은 뇌에서 신경 회로를 통해 전달되는 물리적인 현상이며 인간은 뇌가 허락하는 것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신경 구조는 비교적 고정되어 있으며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인간은 그런 신경 구조의 활동과 영향을 거의 인식하지 못한 채 그것에 의해 결정되는 도덕적, 사회적, 정치적 신념을 근거로 행동합니다. 

 

프레임은 인간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뇌 속의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구조물입니다. 프레임은 인지과학자들이 ‘인지적 무의식(cognitive unconscious)’이라고 부르는 것의 일부입니다. 이른바 ‘상식’은 무의식적 프레임에서 나옵니다. 프레임은 무의식적이며 직접 볼 수도 없고 들을 수도 없습니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프레임을 인식합니다. 인간이 어떤 단어를 들으면 뇌 안에서 그것과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됩니다. 프레임은 그것을 부정할 때도 활성화됩니다. 누군가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사람들은 코끼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프레임은 활성화될수록 강해집니다. 프레임을 바꾸는 것은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공적 담론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데 성공하면,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게 된다. 상식으로 통용되는 것을 바꾸게 된다. 언어가 프레임을 활성화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은 새로운 언어를 필요로 한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한다. [10페이지]

 

뇌과학과 인지과학은 이성과 합리성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인간은 뇌 안의 프레임으로 납득 가능한 것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실도 뇌 안의 프레임과 맞지 않으면 인간은 그것을 무시하거나 반박하거나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진보와 보수는 각각 무의식적인 도덕적 신념과 체계에 따라 행동합니다. 그리고 이중개념주의(biconceptualism)에 속하는 사람들은 자기 삶의 서로 다른 영역에서 상이하고 모순된 도덕 체계에 따라 행동합니다. 하나의 뇌 안에서 서로 모순된 체계가 순조롭게 작동하는 첫째 이유는 한 체계가 켜질 때 다른 체계가 꺼지는 상호 억제 작용 때문이고, 둘째 이유는 각각의 체계가 서로 다른 관심사와 결부되어 뉴런이 결합하기 때문입니다.

 

프레임 재구성

공적 담론의 프레임을 재구성하면 사람들이 세상을 보는 방식과 상식이 바뀝니다. 프레임은 언어에 의해 활성화되기 때문에, 새로운 프레임을 만들려면 새로운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우선 다르게 말해야 합니다. 

 

프레임 재구성은 어떤 마법의 단어를 찾아내는 일이 아닙니다. 프레임은 슬로건이 아니라 생각입니다. 프레임 재구성은 이미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는 것에 접근하여 의식의 수준으로 끌어올려 일반 대중의 담론으로 가지고 오는 일입니다. 

 

프레임 재구성은 반복과 집중과 헌신이 필요한 일입니다. 미국의 보수 세력은 수십 년 간의 노력을 통해 프레임 재구성을 위한 광범위하고 세련된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진보주의자들은 끊임없이 사실들을 나열하고 있을 뿐입니다. 보수 세력은 전략적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공적 담론을 이끌어가지만, 진보 세력은 공적 담론의 지속적인 프레임 구성에 신경 쓰지 않습니다. 

 

프레임 구성의 기본 원칙은 상대편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려면 상대편의 언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리처드 닉슨은 텔레비전 연설에서 전 국민을 향해 “저는 사기꾼이 아닙니다”라고 말해 모두가 자신을 사기꾼으로 생각하게 만듦으로써 프레임 구성에 실패했습니다. 

 

반면 조지 W. 부시는 “세금 구제(tax relief)”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과세는 고통이고 그 고통을 없애주는 사람은 영웅이며 그 영웅을 방해하는 자는 나쁜 놈”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보수 세력은 진보 세력도 “세금 구제”라는 단어를 사용하게 함으로써 자기들의 세계관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자신의 세계관에 부합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프레임 형성의 핵심입니다.

 

이중개념주의

인간의 두뇌 속에는 두 종류의 신경 체계가 있습니다. 하나는 감정이입 능력이고 다른 하나는 행복 체계입니다. 두 체계는 서로 복잡한 방식으로 상호작용하며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 유형 0. 자기 또는 자기가 감정이입하는 사람이 만족감을 느낄 때에도 똑같이 행복감을 느낀다.
  • 유형 1. 행복 체계가 감정이입 체계를 압도한다.
  • 유형 2. 자신의 행복을 유지하면서 타인의 행복에 기여함으로써 균형을 맞추는 복잡한 상호작용을 해낸다.
  • 유형 3. 항상 자신의 행복보다 타인의 행복을 우선시하면서 자기를 희생한다.
  • 유형 4. 내집단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행복과 내집단 성원의 행복을 우선시하고 집단 바깥의 사람들에게는 전혀 감정이입을 하지 않는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진보와 보수의 비율은 각각 35~40퍼센트로 추정됩니다. 그 외의 사람들은 ‘중간층’입니다. 중간층에 해당하는 이데올로기 또는 중간층을 정의하는 도덕 체계나 정치적 입장은 없습니다. 중간층에 속한 사람들은 쟁점에 따라 보수적일 수도 있고 진보적일 수도 있는 이중개념 소유자들입니다.

 

진보나 보수의 목적은 각각의 세계관과 도덕 체계를 중간층에 속한 사람들에게 활성화하는 것입니다. 보수 세력은 오랫동안 연구한 끝에 이미 그 방법을 터득했습니다. 진보 세력은 필요한 모든 개념을 갖추고 있다는 착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법의 슬로건이 대중 매체에 충분히 노출만 된다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세력은 언어만 결여되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개념이 결여된 것입니다. 

 

필요한 생각의 부재, 즉 한두 단어로 불러일으킬 수 있는 단순한 프레임이 결여된 상태를 가리키는 인지과학의 용어가 저인지(hypocognition)입니다. 예를 들어 텔레비전에 출연한 보수주의자가 ‘세금 구제’라는 한마디로 세금을 내는 것이 고통이라는 프레임을 사용할 때, 진보주의자는 자기 생각을 설명하기 위해 한 단락짜리 길이의 논설을 풀어놓습니다. 진보주의자에게는 세금과 관련해 확립된 프레임이 없기 때문입니다. 

 

진보의 전략

사적인 것은 공적인 것에 의존합니다. 개인과 사기업은 공적 제도와 인프라의 혜택을 받습니다. 그러나 보수주의자들은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는 생각 자체를 혐오스럽고 비도덕적인 것으로 여깁니다. 보수주의자들은 개인적 책임만이 옳다고 믿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이 민주주의를 보는 시각도 전혀 다릅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주의가 ‘해방(liberty)’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보수주의자들에게 해방이란 개인이 타인을 도울 책임과 정부의 개입 없이 나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진보와 보수의 세계관은 서로 충돌합니다.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에 의존한다’는 개념을 보수 세력이 이해하려면 그들이 이해할 중요한 개념, 즉 자유와 연결해야 합니다. 그리고 단순한 사실의 열거가 아니라 지속적인 공적 담론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보수 세력은 ‘미끄러운 비탈(slippery slope) 계획’이라고 부르는 전략적 계획을 사용합니다. 미끄러운 비탈 계획은 한 발자국만 앞으로 내딛으면 벼랑 아래로 떨어지게 만드는 전략입니다. 보수 세력은 쟁점마다 다 이기지 않고도 원하는 것을 얻습니다. 반면 진보 세력은 전략적으로 사고하지 않고 쟁점별로 사고합니다. 

 

조지 레이코프는 진보주의자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시합니다.

 

  1. 프레임 구성에 보수가 성공하고 진보가 실패한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2.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의 의미를 기억하고 보수의 프레임을 사용하지 않아야 합니다.
  3. 단순히 진실을 말하는 차원을 넘어 진보의 관점에서 프레임을 효과적으로 구성해야 합니다.
  4. 언제 어디서나 진보적 가치를 명확히 하고 그 가치에 속한 언어를 사용해야 합니다.
  5. 보수의 ‘엄격한 아버지’ 모형을 이해하고 그들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예측해야 합니다.
  6. 개별 쟁점을 넘어 더 큰 도덕적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사고해야 합니다.
  7. 진보적인 ‘미끄러운 비탈 계획’을 만들어야 합니다.
  8. 유권자들이 정체성과 가치에 투표하며 그것이 그들의 이익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9. 단결하고 협력해 공통의 진보적 가치에 입각하여 생각하고 말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10. 모든 쟁점에 대해 프레임을 재구성하는 작업을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해야 합니다.
  11. 이중개념을 소유한 유권자들에게서 ‘자상한 부모 가정’의 모형을 활성화하려면 진보적 지지층을 향해 발언해야 합니다. 오른편으로 이동하지 마십시오. 오른편으로 이동하면 두 가지 측면에서 해롭습니다. 이는 우선 진보적 지지층을 소외시키고, 이중개념을 소유한 유권자들 내부의 보수주의 모형을 활성화함으로써 도리어 보수에게 보탬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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